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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산지 [注山池] 여행후기.

관주 觀周 2008. 10. 12. 17:06

 

 

  

 

주산지 [注山池] 여행 후기.

 

  

 -. 일시 : 2008. 10. 11.           

-. 장소 :  경북 청송 주왕산. 

 

 

 

 주산지는 280여년 전인 1720년(숙종 46) 착공해 이듬해 10월에 완공한 인공 저수지다.

낙동정맥 분수령 가까이 있는 덕에 아무리 가뭄이 들어도 바닥이 드러난 적은 없다는 주산지.

둑에 서있는 작은 비석엔 ‘정성으로 둑을 쌓아 물을 막아 만인에게 혜택을 베푸니, 그

 뜻을 오래 기리기 위해 한 조각 돌을 세운다(壹障貯水 流惠萬人 不忘千秋 惟一片碣)’란 글귀가 새겨져 있다.

 

 

 저수 면적 1만여평의 결코 크지 않은 주산지의 주인은 누가 뭐라 해도 300년 묵었다는 왕버들이다.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30여종에 이르는 일반 버드나무에 비해 키가 크고 잎도 넓어 왕버들이라는 이름을 얻었는데,

이 주산지에서 왕버들은 진짜로 왕 대접을 받는다. 아마 주왕의 전설을 들려줄 듯 지키고 있는 20~30그루의 왕버들이 없었다면

주산지는 주왕산 깊이 있는 호젓한 저수지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연못이든, 호수든, 저수지든 물이 가득해야만 제격이다. 주산지도 마찬가지다. 모내기철이나 갈수기에 저수지의 물이 줄어들거나,

겨울에 눈은 내리지 않고 얼음만 얼어있으면 주산지의 매력은 반감된다. 봄엔 봄비가 많이 내린 다음날, 여름엔 장마가 끝난 뒤에 찾으면 좋다.

그리고 9월이 지나면 저수지에 물을 빼지 않기 때문에 넘실대는 물결을 만날 확률이 높다.

 

 
가을날 이른 아침엔 하얀 물안개가 속세를 떠난 듯 신비스럽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특히 별바위 주변이 단풍으로 물들 무렵엔 별천지가 따로 없다.

올해 주산지 단풍은 10월25일을 전후해서 절정을 이룰 것이라 한다 청송 주왕산 기슭의 주산지(注山池)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당시 영화가 상영된 후 인터넷 포털 사이트엔 촬영지가 어디인지 묻는 질문이 쇄도했다.

이 영화는 2004년 제41회 대종상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받았는데,

주산지의 아름다움을 아는 사람들은 우스갯소리로 “작품상은 주산지 덕분”이라고 했을 정도다.

허나 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암자는 아쉽게도 환경적인 이유로 곧바로 철거되었다.

 

 

 국립공원주왕산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주산지를 찾는 사람은 평일에는 1일 500명, 주말엔 무려 2,000명 이상이 된다고 한다.

주왕산에 버금 가는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허나 주산지는 몇 년 전만 해도 비경을 알아챈 사진작가들만이 소리소문 없이 찾아들던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