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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 : 난아호(雅號) 처럼 살고있는건가 ?

관주 觀周 2017. 7. 5. 05:43



 난아호(雅號) 처럼 살고있는건가 ?


“무탈하시지요? 죽전 선배님.” “그래, 잘 있지. 너도 잘 있냐?  근데 말이야, 나, 죽전 휴게소 아니야. ㅎㅎ” 답문이 전광석화다.
현재 서예문인화 총연합회 회장인 맹관영 아나운서이다. 雅號 禹田을 죽전이라 하였으니, 그것도 10년이지나, 안부를 드린다는 것이 이런 결례를, 원래유머가 많은 분이시라…


鶴村, 鶴이 사는 마을이라면 어떤 느낌일까? 이세진 선배의 雅號다. 高古하며, 心性 또한 아름답다. 이 號는 이규항 선배 작품이다.
冠主는 冠岳山의 盟主로, 鶴村 선배가 김광일부회장에게 준 아호로, 지금은 카메라와 함께 많은 곳을 여행하니, 볼 觀으로 바꿔 쓰기도 한다.


며칠 후면 (7월23일) 13일 일정으로, 유럽 3국을 도는 평균 고도 2000m, 총 길이 160km 몽블랑 트레킹에 나선다. 72歲 나이도 잊은 듯.

그저 그에 도전에 놀랄 뿐이다.


좋은 호를 받으니, 또 좋은 호를 내려주고…
아나운서 클럽 봄 소풍 때, 파주 헤이리 예술 마을로 가는 버스 안이다. 이규항 선배에게 조심스럽게 여쭤봤다.
“제 雅號, 童園으로 주신 거 기억나시나요?” “그럼 물론이지.” 시원스럽게 말씀하신다.
30년 전쯤 TV, R 야구 중계방송으로 대구에 갈때 기차 안에서 내게 주신 號다.
‘어린아이처럼 동산에서 뛰어 놀라며’, 선배는 방송 외에도 멋과 맛에 대한 깊이가 남다르며, 예술을 즐기는 분이다.
그런데 이때쯤 궁금증이 생길 거다. 雅號 는 과연 어떤 뜻일까?


눈은 한자로 처음 새싹이 파릇파릇 돋아 날 때 뜻으로 처음 初字에 날 生字를 아래에 합한 글로 컴퓨터로도 쉽게 찾을 수 없다.

초는 草다. 새싹이 처음 돋아날 때 파릇파릇한 모습은 싱그럽고 생동감이 넘친다. 새싹들, 얼마나 귀하고 소중 하겠는가?

그런 깊은 뜻이 담겨있다.


사람과 방송을 귀히 여기는 분다운 아호가 아니겠는가? 아나운서실 현직 때다. 아호는 서로 자주불러줘야 한다고, 그러면 서로 격의도 없어지거 니와 친근해 진다는 선배의 말씀이 기억난다.


이제 점차 나이도 들어감에, 옛 동기를 만났을때도 이름을 부르기도 어색 하다. 이때 상대방의 아호를 부른다면 어떨까?
우선 편하고 옛정도 느끼며, 분위기가 한결 부드러워 질 거다. 문인이나 예술가가 아니더라도  회우님들도 서로 아호를 불러주면 한편으론 멋도즐길 수 있다.


이제부터라도 아호에 관심을 둬 보자. 현업시절 아나운서 선배께서 고심하며, 지어주신 내 雅號,  퇴직 후 이렇게 즐겨 쓸 줄이야, 선견지명에 그저 놀랄 따름이다.


지난해 사우회 중계기술국 멤버 6명(觀主 김광일, 耕雲 김효경, 東瀛 이석로, 笑湖 정엽수,蓮岩 정헌충, 童園 윤성원)이 중국 구채구 황룡
(4007m, 고산)을 다녀왔다. 죄송스럽지만 퇴직 하고나서 10년 동안 사우회행사 참여는 全無했던 내가 황룡을 다녀 온 이후 이제는 황룡멤버들과 雅號를 부르며 격의 없이 지내며 사우회에 발을 들여놓았다. 어쩌다가 합류한 구채구 여행이 사우회 참여의 계기가 된 셈이다.


지난 4월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오페라 마티네,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공연을 감상했다.

여성위원회가 마련한 이 행사는 제4의 산업혁명 인공시대를 앞두고, 감성지능 발달에도 의미 있는 기획으로 감명적이었다.


백세 인생인 요즈음이지만 예전은 70세도 드물다했다. 그래서 고희인 분의 말씀을 따르면 유익하다고…

사우회 참여가 삶의 질을 양질로 만든다는 70대 선배의 말씀에 수긍이 간다.
이제는 사우회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오늘따라 문뜩 이런 생각이 든다.
난 雅號처럼 사는 건가?
나이를 골 백 살 먹어도 어린 애(童)처럼 동산(園)에서 뛰어 놀 수만 있다면 이는 참으로 멋진 삶일것이다.


“논플러스 울트라 ( nonplus ultra )” 영어사전에서 찾아보면 ( not more beyond ) 더 말할 나위 없이 훌륭한 것,

요즘 표현으로 ‘엄지 척’이다.


선배님이 내려 준 멋진 雅號, 山을 오르며 힘들 때마다 곱씹어본다.


필자 주요약력
●아나운서실 스포츠 차장/ TV 프로그램 배정 부주간
●군산방송국장, ●前 호원대학교 초빙교수